1. 업무를 시작하기 전 알아야 할 것
Before You Begin
데이터 분석가로 커리어를 시작한 첫 날, 대부분의 신입 분석가들은 두 가지 극단적인 기대를 안고 출근한다. 하나는 '빠르게 성과를 보여줘야 한다'는 조급함이고, 다른 하나는 '새로운 환경에서 실수를 하면 안 된다'는 두려움이다.
하지만 현실은 조금 다르다. 첫 90일은 바로 성과를 내야 하는 기간이 아니라 오히려 신뢰를 쌓는 기간에 가깝다.
그리고 신뢰를 쌓기 위해서는 데이터를 통해 올바른 질문을 하고, 필요한 도메인을 이해하고, 진짜 데이터가 어떻게 흘러가는지를 파악함으로써 만들어진다.
이 글은 내가 직접 온보딩을 경험하면서, 또는 주변 사람들의 커리어를 지켜보면서 반복적으로 확인한 패턴을 정리한 것이다. 모든 회사에 똑같이 적용된다고 할 수는 없지만 대부분의 케이스는 이와 비슷하게 연결된다.
첫 90일은 성과를 내야 하는 기간이 아닌 신뢰를 쌓는 기간이다.
2. 첫 30일: 비즈니스의 데이터 이해하기
Days 1–30: Understanding the Business and Data
첫 달의 유일한 목표는 바로 '이해하기'다.
복잡한 쿼리를 작성하거나 세련된 대시보드를 만드는 일보다 더 중요한 일은 바로 이 회사가 어떻게 수익을 만드는지, 어떤 데이타로 중요한 의사결정을 결정하는지, 그리고 어떤 포인트에서 데이터가 일치하지 않는지를 파악하는 것이다.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데이터를 사용하는 이해관계자들을 만나는 일이다. 주로 어떤 팀이 무슨 데이터를 요청하는지, 누가 최종적으로 의사결정을 하는지, 어느 부서가 가장 데이터를 많이 사용하는지를 파악하는 것이 첫번째다.
각 팀볅 미팅에서는 '제가 무엇을 하면 될까요?'라고 묻기보다 '지금 팀에서 가장 반복적으로 하는 업무가 무엇인가요?'라고 묻는 것이 훨씬 더 많은 정보를 준다.
다음으로는 데이터가 사용되는 구조를 파악해보자.
대부분의 케이스에는 간단한 ERD나 데이터 카탈로그 조차 없는 회사가 많다. 이 경우에는 직접 주요 테이블의 구조와 관계를 파악하고 간단한 문서를 만들어보는 것이 나중에 큰 자산이 된다. 이 문서를 통해 이미 신뢰의 기춧돌을 만드는 과정을 시작해보자.
첫 30일에 해야 할 체크리스트는 다음과 같다.
- (1) 핵심 이해관계자 5명과 1:1 대화하기
- (2) 주요 데이터 소스를 파악하고 관계도 작성
- (3) 가장 자주 반복되는 요청 3개 파악
- (4) 기존 대시보드 또는 리포트를 실제로 사용해보기
3. 31–60일: 분석 환경으로 기준 만들기
Days 31–60: Building Your Analytical Foundation
30일이 지나면 이제 실제 업무로 증명해야 할 시간이 다가오게 된다. 하지만 '빠른 성과 만들기’를 목표로 삼는 대신, 이 시기의 목표를 '반복 가능한 분석'을 만드는 것으로 삼아라.
첫번째 분석 요청을 받으면, 일을 시작하기 전에 먼저 이해관계자에게 해당 요청에 대한 디테일을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마케팅 팀이 말하는 '활성 사용자'가 무엇인지, 유료 사용자로 전환하는 '전환율'의 분모가 무엇인지, 실제 '매출'의 기준이 결제 시점 기준인지 구매 시점 기준인지를 미리 확인하지 않으면 나중에 결과를 가져 갔을 때 이 과정을 다시 반복하게 된다.
이 시기에 특히 중요한 것은 분석의 로직을 기록으로 남기는 습관이다. 엑셀 셀 계산식, SQL 또는 Python으로 분석 과정을 나만의 기록으로 남기는 것을 시작하자. 처음에는 시간이 더 걸리지만, 3개월 후에 '그 숫자 어떻게 나온 거예요?'라는 질문에 즉시 링크로 답할 수 있을 때 그 가치가 드러난다.
또한 분석 요청에 우선순위를 매기는 연습을 시작하라. 모든 요청이 동등하게 중요하지 않다. 핵심 지표에 직접 연결되는 분석, 실제 의사결정에 활용되는 분석을 먼저 처리하고, 일회성 리포트는 자동화하거나 셀프서비스 가능한 형태로 전환하는 방향을 고민하라.
'활성 사용자'가 무엇인지, '전환율'의 분모가 무엇인지를 미리 확인하는 과정 자체가 전문성을 드러내는 행동이다.
4. 61–90일: 신뢰받는 분석 결과 만들기
Days 61–90: Delivering Results That Are Trusted
3개월 차에 들어서면 이제 내가 만든 분석 결과가 실제로 의사결정에 사용되기 시작할 것이다. 이 시기의 핵심은 '완벽한 정답'이 아니라 '신뢰받는 답'을 만드는 것이다. 두 가지는 다르다.
신뢰받는 분석에는 몇 가지 공통점이 있다. 첫째, 숫자와 맥락이 동시에 존재한다. 단순히 '전환율 12%로 증가'가 아니라 '지난 분기 대비 계절성 영향 없이 순수 캠페인 효과로 +3%p 증가 '로 표현하는 것이 좋다. 즉 , 수치로만 만들어진 지표보다 수치와 맥락이 함께일 때 의사결정자는 신빙성을 있는 분석으로 인식한다.
둘째, 한계를 먼저 밝힌다. 데이터의 coverage가 70%라면, 결론을 내리기 전에 '이 데이터는 앱 사용자에 한정되며 웹은 포함되지 않는다'는 조건을 먼저 적는다. 이것이 취약점으로 보이지만, 실제로는 분석가에 대한 신뢰를 높이는 신호다.
셋째, 다음 질문을 먼저 제안한다. 분석 결과를 전달한 후 '이것을 기반으로 다음에 확인해볼 만한 질문은 X입니다'라는 한 문장이 회의실에서 분석가의 포지션을 만든다. 숫자를 전달하는 사람이 아니라, 사고의 방향을 제시하는 사람으로.
5. 신입이 자주 놓치는 부분
What Practitioners Often Overlook
많은 신입 분석가들이 기술적인 역량에는 집중하지만,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데는 소홀할 수 있다. 하지만 빠른 소통과 공유야말로 진짜 성과를 만드는 힘이다.
첫 번째는 분석 완료 후에야 공유하는 습관을 지양하는 것이다. 분석 진행 과정 마다 방향이 맞는지 재확인하는 것이 최종 결과물을 완전히 다시 만드는 것보다 훨씬 효율적이다. 이해관계자와 '이런 방향으로 분석하고 있는데, 의도하신 것과 맞나요?'라는 중간 확인을 습관화하라.
두 번째는 데이터 품질 문제를 혼자 해결하기보다 도움을 구하자. 데이터가 이상하면 일단 다른 사람들에게 이상하다고 알려야 한다. 당신이 처음으로 이 문제를 발견한 것이 아닐 가능성이 높고, 팀 내 어딘가에 이미 해결책이 있거나 '이건 원래 이래'라는 설명이 있을 수 있다. 모르는 걸 모른다고 하고 확인하는 것이 빠른 성장의 경로다.
마지막으로, 첫 90일 동안 작성한 모든 분석과 질의 응답 내용을 내 공간에 기록해두어라. 이것이 6개월 후에 '나는 어떻게 성장했는가'를 보여주는 성과 리뷰의 재료가 된다.
분석 중간에 방향이 맞는지 확인하는 것이 최종 결과물을 완전히 다시 만드는 것보다 훨씬 효율적이다.
6. 다음 단계로 나아가는 법
What Comes Next
첫 90일이 끝나는 시점에 스스로에게 이렇게 질문해보자. '나는 필요한 질문을 받는 사람인가? 아니면 필요한 질문을 만들어가는 중인가?' 이 질문에 대한 답이 다음 목표를 만든다.
90일 이후의 방향은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 분석의 깊이를 더하는 방향, 더 많은 데이터를 다룰 수 있는 방향, 그리고 분석 결과가 실제로 의사결정에 반영되도록 하는 방향. 어느 방향이 맞는지는 회사의 성숙도에 따라 다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첫 90일 동안 쌓은 신뢰를 다음 단계의 레버리지로 사용하는 것이다. 신뢰가 있을 때 더 어려운 분석에 도전할 기회가 생기고, 더 전략적인 논의에 참여할 수 있으며, 데이터 문화를 만드는 데 기여할 수 있다. 그 신뢰는 화려한 기술이 아니라 첫 90일 동안 실행하는 작은 행동들로 만들어진다.
